아침에 보온병에 뜨거운 차를 채워 가방에 넣고 나왔는데, 점심 무렵 가방을 열어 보니 바닥이 축축하고 서류 끝이 젖어 있습니다. 보온병을 고를 때는 몇 시간 동안 따뜻한지에 눈이 먼저 가지만, 매일 들고 다니는 사람에게 실제로 하루를 망치는 것은 식은 물보다 새는 물입니다. 그리고 새는 원인은 병 몸통보다 뚜껑 쪽, 그중에서도 작은 고무 패킹과 닫는 방식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새는 자리는 대개 뚜껑 안쪽의 패킹입니다
보온병 뚜껑 안쪽에는 고무나 실리콘 패킹이 둘려 있어서, 뚜껑을 돌려 닫을 때 병 입구와 뚜껑 사이를 눌러 막아 줍니다. 이 패킹이 홈에서 살짝 빠져 있거나, 씻고 다시 끼우다 뒤틀렸거나, 오래 써서 딱딱해지고 납작해지면 겉으로는 잘 닫힌 것 같아도 틈이 남습니다. 병을 세워 둘 때는 티가 나지 않다가 가방 속에서 눕는 순간 그 틈으로 물이 스며 나오는 것이지요.
그래서 패킹을 분리해 씻었다면 다시 끼울 때 홈에 고르게 들어갔는지 손가락으로 한 바퀴 눌러 확인해 보세요. 입구 가장자리나 나사산에 물방울이 맺혀 있는 채로 닫으면 패킹이 제대로 눌리지 않으니 마른 행주로 한 번 훔치고 닫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확인하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미지근한 물을 채워 평소처럼 닫은 뒤 개수대 위에서 눕히거나 거꾸로 들고 잠시 두면, 새는 병은 대부분 이때 드러납니다. 뜨거운 물로 시험하면 새는 물에 손을 델 수 있으니 이 확인은 미지근한 물로 하세요.
뜨거운 물은 넣는 양과 여는 순간에 조심해야 합니다
뜨거운 물을 입구 끝까지 가득 채우면 뚜껑을 닫을 때 물이 넘치고, 안쪽에 공간이 없어 뚜껑을 돌리는 사이 뜨거운 물이 손에 흐르기 쉽습니다. 제품마다 설명서에 적정 수위가 표시되어 있으니 그 아래까지만 채우세요. 처음 열 때는 김이나 물이 튈 수 있으므로 얼굴과 손에서 입구를 멀리 두고 천천히 돌려 여는 것이 안전합니다.
뜨거운 물을 담은 병은 생각보다 쉽게 넘어집니다. 식탁 모서리나 아이 손이 닿는 낮은 곳에 두지 말고, 뚜껑이 컵 겸용인 제품이라면 컵에 따른 뒤 바로 뚜껑을 다시 닫아 두세요. 아이가 직접 마시는 병이라면 어른이 온도를 먼저 확인한 뒤 건네는 것이 좋습니다.
담는 음료와 가방 속 자세에 따라 새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보온병은 대개 물과 차를 기준으로 만들어집니다. 우유가 든 음료는 따뜻한 상태로 오래 두면 상하기 쉽고, 탄산음료는 안쪽 압력이 올라 뚜껑이 갑자기 열리거나 새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담을 수 있는 음료와 담으면 안 되는 음료는 설명서에 적혀 있는 경우가 많으니 한 번 확인해 두세요. 진한 차나 커피는 담을 수는 있어도 색과 냄새가 패킹에 배기 쉬워서, 그런 날에는 패킹까지 분리해 씻는 편이 좋습니다.
가방에 넣는 방식도 영향이 큽니다. 눕혀 넣으면 물의 무게가 계속 뚜껑 쪽에 실리고, 다른 물건에 부딪히면서 뚜껑이 조금씩 풀리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옆 주머니나 병을 세워 넣을 수 있는 칸에 두고, 노트북처럼 젖으면 안 되는 물건은 따로 파우치에 넣어 두면 혹시 새더라도 피해가 줄어듭니다. 버튼을 눌러 여는 뚜껑이라면 가방 속에서 버튼이 눌리지 않도록 잠금 장치를 걸었는지도 확인하세요.
패킹을 바꿔도 새거나 금방 식는다면 다른 곳을 의심하세요
새 패킹으로 바꾸고 제대로 닫았는데도 같은 자리에서 물이 맺힌다면, 뚜껑의 나사산이 닳았거나 병 입구가 떨어뜨린 충격으로 미세하게 찌그러졌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패킹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또 예전보다 눈에 띄게 빨리 식거나, 뜨거운 물을 담았는데 병 바깥이 따뜻해진다면 이중벽 사이의 진공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떨어뜨린 뒤에 이런 변화가 생겼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진공이 손상된 병은 보온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겉면이 뜨거워져 손을 델 수 있으니 뜨거운 음료용으로는 그만 쓰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 고른다면 보온 시간보다 매일 어떻게 들고 다니는지를 먼저 떠올려 보세요. 가방 속에 눕혀 넣는 일이 많다면 뚜껑에 잠금 장치가 있는지, 패킹을 따로 구해 갈아 끼울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를 자주 담고 매일 씻어야 한다면 손이나 솔이 들어가는 넓은 입구가, 걸으면서 마시는 일이 많다면 흘리지 않는 좁은 입구가 편합니다. 용량은 하루에 실제로 마시는 양과 가방 크기에 맞추면 되는데, 병에 비해 담는 물이 적으면 빨리 식으니 평소 적정 수위 가까이 채워 다닐 수 있는 크기를 고르는 편이 온도도 오래 유지됩니다.
